유튜버의 부적절한 처신과 배우 사망을 둘러싼 가짜뉴스 유포로 얼룩진 배우 고(故) 이선균의 영결식이 29일 열렸다. 이선균(48)이 27일 별세하면서 배우 조진웅, 설경구, 류승룡, 공효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침통한 모임이 이어졌다.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휴대전화를 든 50대 남성이 장례식에 참석한 유명 배우들을 포함해 장례 행렬을 녹화, 클로즈업 촬영했다. 유족과 이씨 소속사의 항의에도 이 남성은 30분 넘게 촬영을 이어가며 공감과 존경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사건은 유튜버와 틱톡커들이 이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의 빈소를 습격하는 사건으로 확대됐다. 소속사의 요구대로 취재진이 입장을 자제했지만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소란을 피웠다. 심지어 한 스트리머는 입장을 요구하며 직원들과 대치했고, 구독자 8만 명의 유튜버는 대중의 항의로 삭제되기 전까지 5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최초 공개되지 않은 빈소 영상'이라는 제목의 무신경한 영상을 올렸다.
이씨의 소속사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유튜버들이 밤낮으로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심지어 고인의 집과 소속사 사무실을 깜짝 방문한 것을 예로 들었다. 소속사는 진정한 애도를 표하며 대중이 가족의 슬픔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괴로운 일은 가짜뉴스가 확산되면서 계속됐다. 유튜브 동영상에는 문을 잠그고 약물을 과다 복용한 이선균 씨 어머니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 씨 어머니는 2011년 이미 세상을 떠났다. 구독자 12만 명을 보유한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는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이 이선균 씨 빈소를 찾았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유튜브나 틱톡처럼 조회수와 좋아요를 바탕으로 창작자가 돈을 버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수익구조가 이 같은 부적절한 행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혐오·불법·가짜뉴스 게시물을 삭제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독일 등 유럽의 사례를 들어 주요 플랫폼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내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국회에서 인터넷과 1인 방송을 규제하는 통합방송법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그 진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야 모두에서 지연되고 있는데, 이들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지지층의 움직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